자전거

우리 집엔 자동차가 없어. 둘째가 초등학교 들어간 뒤로 팔아버렸거든. 기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운전을 싫어하거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동수단은 자전거야.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전거는 허브 내장 3단 기어에 벨트 드라이브를 써서 정비할 필요를 없애고, 천천히 오래 타기 편한 업라이트 포지션에 내리기 편한 스텝 쓰루 프레임. 접는 프레임은 별로지만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위해 바퀴는 20인치면 좋겠네. 가장 중요한 건 바구니! 바구니는 꼭 있어야 해.

아니, 적어놓고 보니 그냥 마마차리잖아? (더치 바이크라고 하면 좀 있어 보이나?) 하긴, 마마차리가 괜히 잘 팔리는 게 아니지. 실용적이니까 잘 팔리는 거야. 마마차리를 우습게 보는 남자놈들이 잘못된 거라고.

헤드폰

난 유선 헤드폰이 좋아. 선이 조금 걸리적거리긴 해도, 충전하거나 페어링할 필요가 없으니까. 게다가 무선 이어폰은 배터리 수명이 다하는 2~3년 뒤면 산업 폐기물이 되어버리잖아.

겨울엔 귀마개 역할까지 해주는 오버이어 헤드폰을 쓰고, 여름엔 80년대 스타일의 가벼운 오픈형 헤드폰을 써. PC에는 싸구려 (amazonbasics) 온이어 헤드폰이 하나 달려있지.

애플이 에어팟을 팔기 위해 헤드폰 구멍을 없앴다는 건 누구나 다 알지. 그러면서 환경에 신경 쓰는 척이나 하고. 삼성도 옳거니 하고 따라하고. 대기업들이란 정말이지.

그나저나 이삼십 년 후에는 보청기를 끼게 되겠구나. 그때 쯤이면 보청기를 완전히 대체할 정도의 이어폰도 많겠지? 그때는 어쩔 수 없이 무선 이어폰인가.. 아아.

PC

난 랩톱보다 데스크톱이 더 좋아. 화면은 여기쯤, 키보드는 여기쯤, 내 몸과 자세에 맞춰 각 부분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잖아. 그런데 랩톱은 고개를 숙이고 등을 구부려야 하지. 뭐, 편하고 올바른 자세보다 휴대성이 더 중요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랩톱은 사용하지 않을 때 공간을 덜 차지한다는 점이 매력적이긴 해. 그런 면에서는 SFF(초소형)이나 모니터 일체형 PC가 좋지. 아아, 아이언맨 수트처럼 가방 하나 크기로 착착 접히는 오리가미 데스크톱이 있으면 좋겠다.

아아, 그러고 보니 태블릿 PC가 좀 더 발전하면 전부 해결되는구나. 바보;;

내 지금 폰은 5년 전에 나온 갤럭시 S8이야. 되다 안되다 하는 지문인식 말고는 별로 불만이 없어. 최신 고사양 폰에 익숙해진 적이 없어서 그럴지도.

사람들이 2년마다 최신폰을 사는 걸 비난할 생각은 없어. 내가 무엇에 돈을 쓰는지가 내 아이덴티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시대잖아. 최신형 고급 폰이 곧 우리의 사회적 지위라고 세뇌하는 제조사와 이통사와 미디어의 담합을 우리가 어떻게 이겨.

그래도 폰을 오래 쓰는 사람, 아이폰 SE나 갤럭시 A 같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아서 반가워. 이런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미래의 지구는 조금 더 살만한 곳이 될 테니까.